런던 Tate Modern 터빈홀 전시관에 후배와 잠시 들렀다 접하였던 전시였다. 탁 트인 공간에서 벽면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스피커를 설치하고, 각 스피커에서는 작가가 선별한 ‘말’이 반복적으로 흘러 나오게 되어있었다. 그 ‘말’들이 공간으로 퍼지면서 섞여 ‘음성의 collage’를 이룬다.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무슨 웅얼웅얼하는 소리가 뒤섞여 효과음이 독특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스피커 하나 하나를 지날 때 마다 서로 다른 말들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언제나 크고 작은 소음에 둘러쌓여 살면서, 일정 크기의 소음은 소음으로도 느끼지 못하는 도시민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같은 느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타인이 내게 표현하고자 했던 무수한 말들이 얼마나 그 ‘뒤섞임’에 묻혀 사라지거나 오해되어 읽혔는지 모를 일이다.

전시에 대한 소개는 다음 웹사이트 참조
http://www.tate.org.uk/modern/exhibitions/nauman/default.s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