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와 한나라당 – 드림콘서트 기획을 보며

서울시장 선거 열풍이 지나간지 며칠 채 지나지 않았는데, 재밌는 소식이 들린다. 안철수/박경철의 청춘콘서트, 문재인의 북콘서트 등에 시샘을 냈는지, 한나라당판 청춘콘서트인 ‘드림콘서트’가 개최된다는 것이다 (기사 참조: http://goo.gl/n7Maa). 전국 순회를 하며, 드림멘토와 오피니언 리더를 초빙해서 젊은 대학생들 대상으로 한다는 것. 며칠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 30, 40세대가 압도적으로 통합야권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것을 보고 충격 받은 한나라당의 몸부림 같기도 하고, 선거 며칠 뒤 바로 기사 나오고 장소 섭외도 완료(?)된 것 보니, 미리 문제의식 갖고 있던 당내, 당외 인사들 몇몇이 사전준비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주최한다고 하니 나름 여권내에서 ‘바른 말’하기로 유명한 정두언 의원이 추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기사가 나오자 마자 트위터, 페북 등 온라인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린다. 멘토로 선정된 이들에 대한 평가와 실망도 나오고, 짝퉁으로서 얼마나 잘 되겠냐 라는 소리도 나오고.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드림콘서트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한나라당에서 (또는 후에 이를 이을 짝퉁 ‘한나라당’에서라도) 이런 기획들을 제대로 했으면 한다. 멘토를 선정하더라도 진정 ‘보수의 가치와 행동규범’을 지지하고, 이를 삶으로서 보여주는 사회인사를 선정, 이들을 본받으라고 젊은이들에게 얘기하였으면 한다. 최소한 가진 자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이, 민족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친일청산에 입바른 소리 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우고 이를 논의하는 드림콘서트가 되고, 당내/당외 뜻있는 인사들은 한나라당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당을 개혁하기 위해 이런 보수의 가치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을 영입해서 보수진영 개혁의 동력으로 삼았으면 한다.

현재의 한나라당을 보며 뜬금없이 중국 공산당이 생각난다. 재작년 중국 어느 도시에서 현지 연구조사 활동을 하던 중 도움을 주던 어느 중국 대학생과 중국 공산당에 대해 장시간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학생은 학사졸업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미 공산당에 가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당원수가 8000만명 정도 된다는 중국 공산당은 전도유망한 중국 대학생들에게도 (모두에겐 아니겠지만) 선망의 대상이 되며, 공산당 가입은 여러 절차와 추천을 거쳐 이루어지는데, 그 학생은 중국 공산당의 관료주의 및 일부 부패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자기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고쳐야 할 것 이라고 한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을 믿으며, 여기에 자기도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하면서. 문제는 이런 비판의식과 당에 대한 충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고 기층당원에 전반적으로 확산되냐 일텐데 이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문제점이 많은 중국공산당의 발전적 미래는 이런 젊은층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위의 얘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면,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출현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앞서 얘기한 중국의 어느 청년공산당원 처럼 당에 대한 비판과 문제의식을 지닌 보수당원을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정당이 확보해야 될 것이며, 내부로터의 개혁을 이루어야 할 것 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젊은 보수지지층이 멘토로서 삼을 수 있는 제대로 된 role model을 내세워 그들과 함께 묶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가능하냐는 것.

며칠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젊은 세대 중에서도 대략 2~30%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면, 이들이 개혁적 보수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 할 것이다. 고(故) 리영희 선생님께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셨는데, 한국에선 ‘좌’를 논하기엔 ‘우’ 자체가 너무도 수구화 되어 있다. 한국에서 ‘좌’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이중고다. 진보정치의 뿌리를 내리기에도 여러가지 험난한 여정이 놓여 있는데, 제대로 된 파트너 ‘우’가 없어 그 길이 더욱 가시밭길이다.

한국 보수의 발전은 결국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한 20~30세대가 얼마나 제대로 된 보수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견인을 과연 현재의 수구보수세력이 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오히려 중도에서 좌우로 요동치며 다소 ‘우’로 가 있는(?) ‘민주당’과 같은 정치세력이 분화하면서 정치지형이 재편되고 새로 ‘좌우’가 성립되면, 그 때 새로운 ‘우’가 이들 젊은 보수를 끌어들이는 것이 더 한국의 ‘좌’를 위한 길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칠레에서의 학생 시위 격화, 남 일이 아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의 학생시위가 격화되었나 봅니다 (http://goo.gl/bDeIt BBC 기사 참조). 산티아고에서는 지난 5월 부터 무상 공교육, 교육의 질 개선 등을 내건 학생투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도한 교육비, 등록금 등이 큰 이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요.

BBC 기사에 따르면 칠레의 경우, 2007년도 기준, 전체 교육비 중 40%가 일반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고 하는군요. OECD 국가 중 최고치라고 합니다 (칠레는 2010년 OECD 가입). 좀 더 자세한 내용은 OECD에서 발간하는 Education at a Glance 2010: OECD Indicators를 참조하면 알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2011년도 보고서; 2010년도 보고서)

2008년도의 경우, 칠레에서의 전체교육비 가구 분담 비율은 39.2%로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최고수준입니다. 반면 대학교육비만 따지면 2009년 79.3%로 무척 높군요. 조사된 OECD 국가 중 최고치. 학생들이 뿔날만도 합니다.

다른 사례로, 지난 9월 나온 영국 일간지 기사를 보면 (goo.gl/TMNMm) 영국의 대학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OECD 국가중 등록금이 3번째로 가장 비싸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 보다 더 높은 곳은 미국과 한국(!) 영국 대학등록금이 인상되어 일본, 호주 보다 높아지고,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에 비할 바도 안된다고 하는데, 한국은 이들보다 경제력이, 생활수준이 얼마나 높길래 대학등록금은 OECD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일까요?

좀 더 자세히 한국 상황을 살펴 보면, 2008년 기준, 전체 교육비중 일반가구 분담률이 29.5%로 조사된 OECD 국가 중 칠레에 이어 2위. 공적 부담율은 59.6%로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낮고, OECD 평균 83.5%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한국 정책입안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만해도 전체 교육비 중 공적 부담율이 71%나 되며, 일반가구 분담률은 21% 이지요. 대학교육비의 경우, 한국은 일반가구 분담률이 52.1%로서 칠레에 이어 OECD 최고수준. 공적 분담률은 고작 22.3%로 칠레 이어 OECD 최저수준. 과도한 대학등록금, 일반가계에 큰 부담인 것이 국제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칠레 만큼 심각한 우리나라 교육, 민간 부문에 의한 의존도가 높다는 미국보다 더 악화된 상태입니다.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교육비의 많은 부분이 우리 부모님, 학생들 주머니 쌈짓돈으로 지탱되는 교육이 우리나라 현실이지요. 교육개혁, 사학개혁의 또 하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좀 더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고래사냥

아마 노래방이라고 하는 것이 처음 생겨나 사람들 발길을 끌던 것이 1992년 즈음 이었던 듯 하다. 그 이후,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노래는 노래방 등에서 반주 따라 하는 것으로 고착되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그냥 통기타 반주 또는 무반주에 자기 멋대로 노래를 부르곤 했다. 특히 동아리, 학과 친구들, 선후배들이 우르르 몰려가 학사주점 어느 한 구석, 방 한칸에 몰려가 술 마시다 보면 온갖 노래 (주로 운동가요였지만) 가 튀어 나오고, 때론 다른 패들과 경쟁이 붙어 목청껏 노래 부르는 것이 무척 자연스런 모습들이었다.

그 와중에 마무리 할 때 즈음에 항상 끼여 들던 노래, 어느 정도 취기가 돌아 얼큰해지면 나오던 노래 중 하나 – [고래사냥]. 송창식이 부르는 노래야 편안히 높은 음도 즐기며 들을 수 있지만, 술 취해 합창하던 무반주 고래사냥은 목청 찢어져라 불러 제끼던, 젊은 날의 시름과 분노 등이 뒤섞여 나오던 고래사냥이었다.

가끔씩 그런 날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반주기도 잘 갖춰진 그런 자리에서, 또는 망가진 모습 보일 수 없는 그런 자리에서 절대 부를 수 없는 고래사냥, 그 고래사냥을 목청껏 부르며 어깨동무 하던 그런 날들. 지금은 부르라고 해도 체력이 따르지 않을 것 같고, 다 부르고 나면 손발이 저릴 것 같다. 아니, 나이들어 술 마시고 길에서, 술집에서 왠 주책이냐고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가끔 혼자 방에서 읊조린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마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고래 잡으러

우리들 사랑이 깨진다해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는다 해도
우리들 가슴속에는 뚜렷이 있다
한마리 예쁜 고래 하나가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소리치는 고래 잡으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소리치는 고래 잡으러

Standing on one’s own feet

From a very good friend of mine, referring to an “old Indian text the Bhagwad Gita many years ago”: “one should fight for the truth and what one believes is just even if it means fighting against those closest to you. Our close ties often make this fight very painful and difficult; but at the end, we have to stand up for our values and beliefs… esp. when we know they are the right ones and true.” I am grateful to have a friend like him. Thanks a million.

남여성비 불균형 – ‘집안의 대는 남자만 잇는다'(?)는 말의 폭력

iPhone 대신 iPod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요즘 새로 깐 어플 중 The World Factbook이라는 것을 살펴 보았다. 한국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15세 이상 64세 이상 국민의 남여성비는 1.04: 1 이지만, 15세 미만은 1.1: 1. 취학아동의 남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를 들은지 오래되었는데, 1.1: 1은 오히려 적게 나온 느낌이다.

남아 선호가 어제 오늘 얘기만은 아닌데, 이게 한반도 역사 전체로 보면 또 얼마 안된 얘기. 흔한 말로,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서,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서 남자아이가 있어야 한다는데, 이 역시 얼마나 어폐가 있고, 여아에게 폭력적인 말인가. 여자아이 역시 부모의 피를 받고 태어났으니, 그 역시 한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은 같은 일. 가계도를 그려 보면 ‘출가’한 여자아이는 지워버리던, 족보에 올리지도 않았던 그 이상한, 작위적 전통을 이젠 폐기 처분해야 하지 않을까? 호적등본 대신 가족관계증명부로 옮겨 간 것이 그 첫걸음이 되었던 듯.

UAE 원전 수주 – CEO 대통령의 힘?

한전 컨소시움에서 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70년대 말 원전 사업이 한국에서 시작한 이후 처음 이루어진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이다. 원전 건설에 대한 경험이 70년대 고리 1호기 건설부터 축적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함께 시공을 맡게 되어 있다 한다. 사실 현대건설은 해외 원전 시공 참여를 지난 90년대 중반 부터 계속 모색해 왔으니 10여년이 지나서야 그 꿈을 이루었다 할 수 있다.

수주 성공이 매체에 발표되기 직전 부터 대통령의 UAE 출장을 보도하기 시작한 각종 언론들은 수주 확정 이후에는 아예 대놓고 찬양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프랑스 주도 컨소시움을 막판에 뒤집은 것은 대통령의 노력 때문이고, 그 모든 것이 CEO 대통령의 경영 마인드/경험이 빛을 발휘한 것이라 한다. (경향 기사를 보면 지난 7월에 공기 6개월 단축 및 사업비 10% 삭감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휴유증은 사업자의 몫이 될 것은 추후에 다시 보도록 하자)

다 된 밥에 숟가락 얹으러 간 것인지, 아니면 2주 전 수주 거의 확정일 당시 시점에서 이미 CEO 대통령의 힘이 들어간 것인지 여부는 관심 밖이다. 더 궁금한 것은 천편일률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언론의 찬양가인데, 물론 보도자료가 돌았겠지만 그 외적인 것에 대한 지면기사가 전혀 부재한 이유이다.

대형 공사일 수록 거기에 투입되어 입찰을 준비하는 수주팀 (보통 TFT라 이름 짓는데…)의 노력과 땀은 급증하기 마련이다. 입찰 공고가 나기 전부터 준비가 들어가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인력을 차출하고, 팀을 꾸리고, 컨소시움이면 주관사가 주도하여 컨소시움 참여 회사로부터 다시 인력을 차출하여 가장 효율적인 수주팀을 꾸리기 마련이다. UAE 원전 건설 소식은 벌써 수 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통합 수주팀을 꾸리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각 참여사 주요 인력들은 서로들 정보를 교환하면서 가능성 여부를 따지고 각종 데이터를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해외 프로젝트라 하면서 이들 수주팀에 대한 기사는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이 의문이다. 주관사 한국전력 사장의 인터뷰, 오랜 해외 공사 경험을 지닌 현대건설 사장 또는 전력사업 부문 (특히 원자력 부문) 중역/수주팀장 등의 인터뷰 등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어쩌다가 아주 짧게 현대건설 관계자 하는 식으로 살짝 언급이 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인터뷰를 하면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는 것이 부각되어 불편한 것인가?

그 외 모든 기사는 CEO 대통령의 ‘치적’ 찬양 기사들 뿐이다. 그 모든 일이 대통령의 힘으로 되었을 것인가? 민간 공사에서 공사 수주하였으면 해당 회사 실무진/수주팀장/CEO 모두의 노력의 합이 우선 취재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버는 격이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 개최권을 따냈을 때 보도 경향을 보면 쉽게 비교가 될 것이다. 준비위원회에 대한 기사 뿐만 아니라 이를 측면 지원했던 각계 인사들에 대한 얘기들을 쏟아내고 거기에 대통령의 지원 활동에 대한 기사가 곁들여졌던 이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 모든 개최 추진 활동, 굵직굵직한 해외 수주 활동에 대통령의 측면 지원은 어느 나라에서도 모두 이루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얘기이다. 모든 국가 수반의 외교 활동은 경제 외교가 동반되기 마련이며, 지금까지 나온 기사로 볼 때 CEO 대통령이라서 특별히 더 잘 한 것은 없어 보인다. 아, 아랍어 통역을 합류시켰다는 것을 부각시키는데, UAE 왕세자가 아랍어 말고 다른 언어는 못할 것인가? 영어로 통화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몇 년 동안 고생한 이번 수주 실무진이 이제는 홀가분하게 성취감 충만하여 그 동안 주말도 없이 일하느라 축났을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를 바란다.

지식인의 역사의식

요즘 연일 뉴스 메인 중 하나로 떠오르는 정운찬 총리. 임명 과정에서부터 기존 이미지를 허무는 여러 사건/사실 등으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 주더니 이번에는 일본 731부대를 ‘항일 독립군’ 아니냐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공석에서 했다 한다. 서울대 총장까지 하며 깨끗한 이미지 등으로 대선 주자로 까지 떠오른다는 그의 실언이라고 하기엔 심각한 역사의식의 결함을 보여 준다.

정운찬 총리 731부대 발언 관련 검색

지식인의 바른 역사의식, 사회적 책임 의식은 공부로서 갖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한다.

홍콩에서의 단상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3주간 여행/출장 막바지. 일요일 오전이면 런던으로 돌아간다. 홍콩 1박, 베트남 호치민 5박, 다시 홍콩 2박, 광저우 11박, 다시 홍콩 2박. 앞으로도 홍콩이 출장 Hub이 될 듯 하다. 장기간 출장 막바지엔 항상 그렇듯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일은 잊고, 미루었던 일 처리해야 할 압력과 여독이 함께 몰려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여행의 마지막을 익숙한 환경, 익숙한 곳에서 보낼 수 있다면 피곤함이 덜하다.

지금은 홍콩 센트럴 The Exchange Square에 자리한 Pacific Coffee. 홍콩 어느 곳 모두 마찬가지지만 이곳 역시 에어컨 덕분에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 까지 하다. 언제나 홍콩에 오면 느끼지만, 빽빽히 들어찬 건물 내부를 식히기 위해 이 도시가 얼마나 더 더워져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편의를 위해 파괴되는 자연. 홍콩의 역사는 자연 정복의 역사이자 파괴의 역사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 잠시 시청한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미국 어느 지역의 금광 채굴 과정이 떠오른다. 그 광산에선 1톤의 흙을 퍼가면 5킬로그램인가 1킬로그램인가의 금을 얻을 수 있단다. 이를 위해 지표 및 수십미터, 반경 수백미터의 대규모 채굴이 이루어졌고, 계속 깊고 넓게 파고 있다. 채산성이 떨어질 때까지 땅파기는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한번 파괴된 자연은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마치 약간의 새우를 얻기 위해 바다 바닥을 훝는 저인망 그물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

동양의 진주라며 20세기 내내 동경의 대상이던 이 도시의 역사는 또한 자연 정복사와 자본 축적의 결합사이기도 하다. 20세기도 아닌 19세기 중반 영국 제국의 점령과 함께 매립 공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해안선은 원형을 상실하였으며, 그 만큼 도시 부 역시 증가하였다. Rail/MTR-led development는 토지개발과 인프라 건설이 얼마나 밀접히 관련을 맺고 도시 재정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이 모델은 중국에도 수입되어 주요 도시의 인프라 건설에 적용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부의 대다수는 국가/자본에 귀속되며, 사회 구성원이 고루 향유하기 보다는 Super-rich와 다수 서민의 양극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홍콩의 역사는 사실상 동아시아 곳곳에서 반복되는 듯 하다. 좀 더 차분히 살펴봐야 할 주제다.

유엔환경계획 4대강 사업을 긍정 평가했다는데…

관련기사: 유엔환경계획 ‘4대강사업’ 긍정 평가

지난 8월 20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등이 우리나라 4대강 사업 등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몇 가지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유엔환경계획 한국 보고서의 내용을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정부들어 계속 대운하 및 4대강 등 절대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는 토건사업 프로젝트를 ‘녹색’으로 포장하는 2MB 정부의 어젠더 선점 및 언어 구사 능력은 이후에 시간을 내어 별도로 고찰을 하고자 한다.

내가 궁금한 점은 어떻게 해서 유엔환경계획이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내막을 알지 못하고 보고서 작성자를 알지 못하기에 정확한 사실은 모르지만, 십중팔구 짐작컨데 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구 소스의 제한이 1차 문제인 듯 하다. 보고서 작성을 하려면 연구팀이 결성되고, 해당 주제 관련 기존 문헌을 검토하며 최신 현황 자료를 구할텐데, 연구자가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않는 이상 영문 문헌 등을 우선시 할 것이다. 문제는, 많은 환경단체들 및 진보적 지식인들이 비판하는 논점이 얼마나 영문 원자료로 존재하느냐 일 것이다.

여기서 원자료라 함은 주요 일간지 및 잡지 (해외/국내 발간 모두 포함), 전문 학술지, 해당 국가 부처 발행 보고서, 국제기구 발행 보고서 등일 것이다. 한국 녹색사업 등에 대해서는 이번에 유엔환경계획이 한국을 첫 보고서 작성 사례로 삼았다 하니 국제기구에서 나온 관련 보고서는 기타 사례가 없을테고, 우리나라 환경부 등에서 유엔환경계획에 제공했을 영문자료는 정부 입장을 대변했을테니 일단 열외. 결국 주요 일간지 및 잡지, 전문 학술지가 남는데, 여기서 주요 일간지는 정부 대변지와도 같은 조선, 중앙 등이 남는다. 그나마 일간 단위로 영문 기사가 꾸준히 제공되는 곳은 재력과 자원을 갖춘 이들 ‘메이저’급 신문사들인데, 이들의 기사는 그 동안 비판받아 왔으니, 그 자료의 가치는 짐작할 만 하다.

우리나라 일간지 아닌 외국 소재 일간/주간/방송매체 발행 기사는 어떠할까? 안스럽게도 비판적 해설기사는 그 다지 많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 친구 및 동료들과 청계천 관련 얘기를 나눌 때 마다 느끼지만 외국발 기사들은 대부분 청계천 완공 초기 당시 발행된 장미빛 기사들이 대부분이며 이후 실제 현황의 비판적 해설 기사는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청계천은 친환경 정책의 모범사례처럼 회자되는 것이 현실이며, 그 조급한 실행 및 의견수렴의 부재 등으로 인한 폐해는 그닥 알려지지 않은 실정이다. 현정부에서 주창하는 녹색성장도 외국에서는 모범적인 사례로 회자되는 것이 현실. 그 사업이 얼마나 자연에 반하는 콘크리트 토건사업인지, 그 사업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지만 그 예산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다른 사회정책의 집행이 위축되는지 등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안녹색성장 정치경제학의 비판적 고찰이 부재한 것이다. 이들 외국 일간/주간지 역시 정보 취합 일차 원자료에는 조선/중앙 같은 한국내 주요 일간지에서 제공하는 영자 기사들이니, 김대중 전임 대통령 관련 인생역정을 담은 홍보문을 조선일보 영자지를 참조하여 작성하는 것과 같은 왜곡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번 조선일보 영자지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서거 이후 인생역정을 소개하면서 주로 대통령 취임 이전 고난을 소개하고 취임 이후 업적에 대해서는 아주 짧게 언급하고 넘어갔다).

마지막 남은 것은 전문 학술지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 영문 학술지가 외국인에게 1차 소스 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우선 시차 문제가 있다. 대개 학술지 투고 절차상, 학술논문이 제출되면 채택되어 발간될 때 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이 걸린다. 그러니 요즘에 나오는 한국 정책 관련 학술논문의 경우 (그 나마 존재한다면), 이전 국민의 정부 또는 참여정부 당시의 정책에 대한 것이지 아직 현정부 취임 이후 정책에 대한 것은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정책 관련 논문 성격상 실행되지 않은 정책 보다는 실행된 정책에 대해 비판적 접근을 하기 마련이니 아직 실행 초기인 4대강 및 대운하 사업 등에 대한 논문은 아직 영문 학술저널에 발간되지 않았을 것이다.

영문 학술지 관련 두 번째 문제는 일단 한국 사회경제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 논조의 학술논문의 발간 빈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내 연구분야가 도시개발/재생/재개발/주민참여 등이라 관련 논문을 자주 검색해보곤 하지만, 단언컨대 최근 10년 이내 주요 학술지에 상기 주제 관련 학술 논문, 더 나아가 비판적 관점의 영문학술논문은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영문학술지가 전부는 아니요, 국내 학술지에는 종종 비판적 논문이 실릴 것이긴 하나, 외국인 연구자, 외국 정부, 국제기구 등에서 참고하고자 하는 학술논문은 일단 영문논문인 것이 아쉽지만 인정해야 되는 요즘이다. 비판적 관점으로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에 접근한 논문의 부재에는 또한 한국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과도 연계가 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후 다시 얘기하고자 한다. 대학교수/연구원의 예를 들어 간단히 언급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많은 역할을 요구받는 다는 점이며, 종종 연구자가 아닌 저널리스트의 역할도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전문적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는 환경단체 등에서의 보고서는 대부분 국문 보고서이며, 외국연구자가 참고할 수 있는 영문보고서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국내 시민단체 대부분이 겪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라 할 수 있다. 역량있는 활동가들은 있으나 적은 숫자로 많은 이슈에 대응하려니, 외국시민단체의 상대적으로 풍부한 활동기반은 환상처럼 보인다.

결론은, 국제기구에서 발간된 영문보고서의 편향성은 일차 소스의 편향성에 크게 기인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국제기구 내부 연구팀의 연구 성향 및 관점은 별도로 파악해 볼 문제이다. 아무리 다양한 관점의 연구 자료가 풍부하더라도 연구자가 제대로 취합, 분석하지 못하면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지 못할테고, 겉핧기 식으로 훝었으면 그 역시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