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연설자: 알 고어

  • 2008년 3월 28일 금요일 (폐회 직전 강연)

알 고어 미국 전임 부통령.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스콜 월드 포럼에 참석하였다. 영상 메시지 전달인 줄 알았는데 직접 참석하여 30여분 가까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 이에 대한 사회적 기업가의 대응에 대해 연설하였다. 제프 스콜은 그를 ‘우리에게 용기와 비전을 가져다 준 사람’으로 칭한다. 최근 몇년 동안 스콜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친해졌다는 그는 스콜의 가장 친한 친구와 자기 막내딸이 작년에 결혼하였다는 말로 웃음을 주기도 하였다.

강연의 상당 부분은 지구 온난화의 규모 및 급속한 진행에 할애되었다. 이 문제는 Developing countries와 developed countries 모두 공동으로 협력해 대응해야 할 문제이며, Generosity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구하려는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이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그리고 33년전 이웃 친구와의 일화 한토막을 전달한다. 애견 훈련을 부업으로 하던 친구였는데, 새로 구한 강아지를 데리고 가서 훈련을 부탁하자 묻더란다.“What’s the purpose of the puppy?” 친구는 갑작스런 질문에 어리벙벙해진 고어 자신과 아내에게 다시 집 지키는 개로 키울 것인지, 아니면 재롱을 잘 피우는 강아지로 키울 것인지 어떤 경우냐고 물은 뒤에“A puppy has to have a purpose”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고어는 청중에게 반문하였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느냐, 그렇다면 “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오늘을 살아가는 현 세대는 우리 삶의 목적이 분명하기에 혜택받은 세대이며, 그 목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 및 이에 대한 대처를 촉구하고자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하였다고 전한다. 스콜재단도 함께 하는 이 캠페인은 올해 미국에서 3년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미국민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깨닫게 하기 위함이라 한다. 미국이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인도,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를 설득하여 더 늦기 전에 주어진 기회를 잡고 위험에 대처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들에 대한 메시지는 그의 강연 마무리에 나왔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를 계기로 사회적 기업가의 결속을 높이길 바란다는 것이다.

퇴임 부통령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이곳 옥스포드까지 찾아와 자신이 믿는 바를 설파하는 그를 보면서 퇴임 정치가, 행정가의 역할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본다. 더군다나 전날 있었던 83세인 지미 카터의 연설에 이어 고어의 연설을 들으면서 다시한번 느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깊이 논의하여 볼 필요가 있지만, 사회적 기업가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의 창의적 에너지와 열정은 어쨌든 크게 매력적이다. 알 고어에게서 진정성과 열정으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자하는 사회적 기업가의 모습이 묻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