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een invited to contribute book reviews to a Korean daily newspaper called KyungHyang Daily. It’s going to be one book per month, and I presume it’s going to be also available on its online site. The first one I have chosen is David Harvey’s Rebel Cities (2012). The next one to come is Stephen Graham’s Cities under Siege (2011). The following is the original contribution in Korean that I sent to the newspaper.

3월부터 경향신문에 서평을 기고하게 되었다. 한달에 한번 기고하게 되었는데, 첫번째 책으로 선정한 것은 데이비드 하비의 <저항의 도시> (Rebel Cities). 다음에는 Stephen Graham’s Cities under Siege (2011) – 아직 한글 번역 제목을 안정했다. 아래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한 원고. 3월 2일자로 실릴 예정이다.

저항의 도시 (Rebel Cities: From the Right to the City to the Urban Revolution),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현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리학자로 출발해 분과학문을 뛰어넘는 통찰력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비판적 관점에서 공간의 정치경제학을 정립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최근 들어 만난 그는 부쩍 사회변혁의 필요성과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2012년 신작 <저항의 도시>는 이러한 고민의 성과이다. 이 책에서 하비는 사회변혁을 고민하는 세력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Rebel_cities출발점은 ‘자본의 도시화’라는 관점에서 본 자본축적과 도시화의 의존적 관계이다. 하비는 도시화를 단지 총 인구 대비 도시인구의 증가 현상이 아닌, 자본축적의 중요 수단으로 이해한다. 즉,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초래되는 과잉축적 위기의 주요 해소 수단으로써 부동산 및 각종 기반시설을 포함한 고정자본, 공간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관점이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원거주민에 대한 수탈,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동반하며 부의 소수 집중을 야기한다.

[저항의 도시]가 제기하는 근본 질문은 반자본의 광범위한 연대를 어떻게 구성해 낼 것인가, 도시사회운동의 기여와 역할은 무엇인가 등이다. 현대 자본축적에 있어서는 생산현장보다 도시화 자체가 더욱 중요한 잉여 창출수단이므로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 역시 광범위한 도시사회운동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노동운동도 이에 결합해야 한다고 하비는 얘기한다.

여기서 ‘도시에 대한 권리’ (Right to the City), 즉 ‘도시권’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하비는 자본주의에서 도시화는 다수에 대한 착취가 사회적 부의 소수 독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도시권은 이러한 착취와 불평등 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도시민의 권리주장이다. 주민의사에 역행하는 강제철거, 강제이주 등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치솟는 집세에 위협받는 도시민의 주거권, 각종 지배이데올로기에 억압받는 성소수자, 열악한 환경의 이주노동자, 비정규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권리주장을 포함한다.

이같은 권리주장은 사회적 부의 재분배 요구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비는 단순한 부의 재분배만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힘들며, 사회적 부의 생산 및 활용과정 전반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민주적 통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변혁운동, 먼저 노동운동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반자본주의 투쟁에는 생산현장 중심의 노동계급투쟁이 있어 왔다. 그러나, 사회적 잉여가치의 생산이 생산노동 현장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 고정자본 확장, 자원 독점, 거주민 수탈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현대사회에서 노동계급투쟁이 여전히 사회변혁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하비는 의문을 표한다. 현대 자본주의가 다양한 형태의 수탈, 독점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반자본 운동 역시 이 다양한 경로들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하비는 노동운동, 지역운동 및 시민운동의 상시적 연대와 이에 기반한 저항 즉 반자본 도시혁명의 필요성을 제창한다.

하비의 주장은 도시화율이 90% 이상인 우리나라에서 자본축적의 폐해를 극복코자 하는 반자본주의 운동이 어떻게 전개돼야 할 것인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비정규, 임시, 하청직이 기형적으로 비대해지고,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가 강화된 상황에서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 임시 일용직, 이주노동자 등과 관련된 의제들을 폭넓게 설정하여, 시민권에 기초한 사회적 부의 재분배뿐 아니라 한층 구조적인 문제, 즉 자본 축적이 이끄는 도시화 폐해에 관심을 기울이며, 노동운동, 지역운동, 시민운동이 정치세력화만을 위한 일시적 또는 사안별 연대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반자본 연대를 이뤄야 할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